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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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탁한 것은 스스로 탁하고 맑은 것 역시 스스로 맑다

작성자
hhhh
작성일
2018-12-16 21:17
조회
2681


탁한 것은 스스로 탁하고 맑은 것 역시 스스로 맑다.


보리와 번뇌가 다 같이 텅 비어 평등한데


누가 변화씨의 옥을 감정하는 사람이 없다고 말하는가.


용의 턱 밑의 구슬은 어디를 가나 밝게 빛난다 하리.



濁者自濁淸者淸 (탁자자탁청자청)


菩提煩惱等空平 (보리번뇌등공평)


誰言卞璧無人鑒 (수언변벽무인감)


我道驪珠到處晶 (아도려주도처정)


∴   십현담(十玄談) 4-1에서 동안 상찰 (?~961) 스님 말씀입니다.






십현담은 불교적 삶의 도리를 가르친다.


초연하게 살 수 있는 것은 진여심이 있기 때문이다.


탐진치의 마음이지만 그 본성인 진여심은 항상 청정하다.


따라서 혼탁한 것은 혼탁한 대로 청정한 것은 청정한 대로


모두가 평등하게 텅 비어 공적한 것이다.


중생이니 부처니 하는 것도 그 이름에 불과할 뿐이다.


그 실체를 찾을 수 없는 허명(虛名)이기 때문이다.


스님은 예로 든다.


한비자의 변화편에 나오는 변화씨(卞和氏)의 옥과


몸빛이 검은 용의 턱 밑에 있다는 진주.


둘 다 천하의 명옥(名玉)이며 유명한 구슬이다.


초(楚)나라에 변화씨라는 사람이 살았다.


어느 날 형산에서 봉황이 돌 위에 깃들이는 걸 보았다.


그리고는 그 옥의 원석을 발견하였다.


자신이 취할 물건이 아니라 바로 여왕에게 바쳤다.


보석 감정가에게 감정을 시켜 보니 보통 돌이라고 하였다.


화가 난 여왕은 월형(刖刑)이라는 형벌을 내린다.


발뒤꿈치를 자르는 형벌이다.


여왕이 죽은 뒤 그 옥돌을 무왕(武王)에게 바쳤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남은 오른쪽 발꿈치마저 잘리고 말았다.


무왕에 이어 문왕이 즉위했다.


그 옥돌을 끌어안고 사흘 동안 피눈물과 함께 울었다.


문왕이 소문을 듣고 사람을 보내어 그 까닭을 물었다.


“발뒤꿈치가 잘렸다고 통곡한 것이 아닙니다.


천하에 둘도 없는 보옥인데도 평범한 돌로 단정하고,


저를 사기꾼으로 취급한 것이 슬퍼서 울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자 문왕은 훌륭한 세공인에게 그 옥돌을 갈고 닦게 했다.


이때 천하에 둘도 없는 명옥이 영롱한 모습을 드러내었다.


문왕은 변화씨에게 많은 상을 내렸다.


검은 용의 턱 밑에 있다는 여주 곧 여의주 또한


세상에 둘도 없이 진귀한 보물이다.


그 가치와 빛이 언제 어디서나 같다.


그래서 사람의 진여자성을 그것에 상징적으로 비유한다.


스님은 이 옥을 비유로 들었다.


탐진치 벗어나지 못하는 보통 사람들도


그 내면에는 청정무구한 진여심이다.


그것은 누구에게나 다 평등하게 갖추어져 있다.


변화씨의 겉은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돌이다.


그러나 그 속은 천하에 둘도 없는 명옥인 것과 같다.


이것이 탐진치의 세상에 초연할 수 있는 이유이다.


진흙에 더럽혀지지 않고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는 연꽃처럼.


인간은 누구나 본성인 진여심은 항상 청정하다.


(무비스님 해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