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중도에서 공왕(空王)을 섬기지 말고
중도에서 공왕(空王)을 섬기지 말고
지팡이 짚고 고향에 돌아올지어다.
구름도 막히고 물도 막힌 시절에 그대는 머물지 말라.
눈 덮인 산 깊은 곳의 나는 바쁘지 않네.
슬프다. 떠나던 날에는 옥 같은 얼굴이더니
돌아올 때는 귀밑머리가 서릿발이 되었구나.
손을 뿌리치고 집에 돌아와도 아는 사람 없더니
이제는 한 물건도 존당에 바칠 것이 없네.
勿於中路事空王 (물어중로사공왕)
策杖還須達本鄕 (책장환수달본향)
雲水隔時君莫住 (운수격시군막주)
雪山深處我非忙 (설산심처아비망)
堪嗟去日顔如玉 (감차거일안여옥)
卻歎廻時鬂似霜 (각탄회시빈사상)
撒手到家人不識 (살수도가인불식)
更無一物獻尊堂 (갱무일물헌존당)
∴ 십현담(十玄談) 3에서 동안 상찰 (?~961) 스님 말씀입니다.
공왕(空王)이란 부처님을 뜻한다.
누구나 자신의 보물을 지니고 있다.
그 보물을 잊어버리고 쓸데없이 부처님을 섬기지 말라.
그것은 갈 길을 잃고 중도에서 헤매는 것이다.
자신이 아닌 밖에서 진리를 찾지 말라.
잘못된 길은 아무리 수행해도 성과가 없다.
무가보란 본래로 가지고 있는 깨달음의 경지이다.
그것은 알든 모르든 이미 지니고 있는 것이다.
누구도 빼앗아 갈 수 없으며 다른 사람에게 줄 수도 없다.
이것이 근본 자리이다.
십현담에서는 말한다.
사람의 본래 자리로 돌아가고 나면 아무 것도 더할 것이 없다
(무비스님 해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