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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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조사의 뜻은 공한 듯하면서도 공하지 않다

작성자
hhhh
작성일
2018-12-15 10:43
조회
2644

조사의 뜻은 공한 듯하면서도 공하지 않다.


신령한 기틀이 어찌 있고 없음에 떨어지겠는가.


삼현도 오히려 이 뜻을 밝히지 못하거늘


십성이 어찌 능히 이 종지를 알 수 있으랴.


그물을 뚫고 달아난 금빛 고기도 오히려 물에 젖었거늘


머리를 돌리는 돌말은 가리개를 벗어났도다.


은근히 그대에게 서쪽에서 온 뜻을 말하노니


서쪽에서 오고 동쪽에서 온 것을 묻지를 마라.



祖意如空不是空 (조의여공불시공)


靈機爭墮有無功 (영기쟁타유무공)


三賢尙未明斯旨 (삼현상미명사지)


十聖那能達此宗 (십성나능달차종)


透網金鱗猶滯水 (투망금린유체수)


廻頭石馬出紗籠 (회두석마출사롱)


慇懃爲說西來意 (은근위설서래의)


莫問西來及與東 (막문서래급여동)



∴   십현담(十玄談) 2에서 동안 상찰 (?~961) 스님 말씀입니다.






조사의 뜻이란 곧 조사의 마음이며 부처님의 마음이다.


스님은 십현담을 통해 이와 같이 중요한 조사의 뜻을 밝혔다.


조사의 뜻은 텅 비어 공한 것 같으나 단순한 공이 아니다.


신령스러운 기틀이 생생하게 살아있다.


전체작용이 한 순간도 쉬지 않고 활동한다.


그것은 “있다, 없다”라는 말로 규정할 수 없다.


있는가 하면 아무리 찾아보아도 찾을 수 없다.


없는가 하면 온 천지 우주와 삼라만상에 꽉 차 있다.


있는 것이 곧 없는 것이고 없는 것이 곧 있는 것이다.


이것도 충분한 설명이 아니다.


십주와 십행과 십회향에 오른 보살도 조사의 뜻을 못 밝힌다.


즉 삼현위에 오른 사람도 모른다.


“뜰 앞에 서 있는 잣나무”라, 불법의 명확한 뜻을 모른다.



불조의 향상사(向上事)는 밀밀해서 바람도 통하지 않는다.


마치 구름 속에서 새가 날아간 자취를 찾는 것과 같다.


물속에서 고기가 노닌 흔적을 더듬는 것과 같다.



“크게 깨달았다는 사람도 아직 깨달았다는 자취가 남아 있다.


깨달았다느니 증득했다느니 하는 자취가 아주 없어져서


부처니 중생이니 하는 굴레에서 벗어나야만 조금 비슷하다.


그대에게 조사가 서쪽에서 온 뜻을 가만히 일러주리니,


서쪽에서 왔느니 동쪽에서 왔느니 아예 묻지를 말라”



(무비스님 해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