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22 텅 빈 절에 해는 기우는데..
한가하게 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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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절에 해는 기우는데
무릎을 안고 앉아 한가하게 졸고 있다.
소슬바람에 놀라 깨어보니
서리 맞은 낙엽이 뜰에 가득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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斜陽空寺裏 (사양공사리)
抱膝打閑眠 (포슬타한면)
蕭蕭警覺了 (소소경각료)
霜葉滿階前 (상엽만계전)
∴ 경허집에서 경허 성우 스님 말씀입니다.
한국불교의 풍전등화 시기에
걸출한 선승이 있어서
다시 그 불길을 되살려 놓았다.
그가 유명한 경허(1849~1912) 스님이다.
이 시는 경허 스님의 시다.
좌선을 하다보면 조는 일이 태반이다.
하지만 좌선이 어느 경지에 이르면
조는 것도 성성한 공부와 다를 바가 없다.
그래서 오래 묵은 선객들은 잘 존다.
해가 기우는 텅 빈 절에 홀로 있다.
선객이 하는 일이라고는 좌선이지만
그 좌선도 조는 것이 전부다.
일체 속된 일은 없다.
한참 졸다 소슬바람에 놀라 깨어보니
뜰에 서리 맞은 낙엽이 가득하다.
한가하고 간결하고 상큼하다.
(무비스님 해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