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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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텅 빈 절에 해는 기우는데..

작성자
hhhh
작성일
2019-06-22 09:48
조회
1884


한가하게 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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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절에 해는 기우는데


무릎을 안고 앉아 한가하게 졸고 있다.


소슬바람에 놀라 깨어보니


서리 맞은 낙엽이 뜰에 가득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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斜陽空寺裏 (사양공사리)


抱膝打閑眠 (포슬타한면)


蕭蕭警覺了 (소소경각료)


霜葉滿階前 (상엽만계전)



∴   경허집에서 경허 성우 스님 말씀입니다.







한국불교의 풍전등화 시기에


걸출한 선승이 있어서


다시 그 불길을 되살려 놓았다.


그가 유명한 경허(1849~1912) 스님이다.


이 시는 경허 스님의 시다.



좌선을 하다보면 조는 일이 태반이다.


하지만 좌선이 어느 경지에 이르면


조는 것도 성성한 공부와 다를 바가 없다.


그래서 오래 묵은 선객들은 잘 존다.


해가 기우는 텅 빈 절에 홀로 있다.


선객이 하는 일이라고는 좌선이지만


그 좌선도 조는 것이 전부다.


일체 속된 일은 없다.


한참 졸다 소슬바람에 놀라 깨어보니


뜰에 서리 맞은 낙엽이 가득하다.


한가하고 간결하고 상큼하다.



(무비스님 해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