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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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흰 구름을 사려고 맑은 바람을 팔았더니

작성자
hhhh
작성일
2018-10-17 21:05
조회
2840

백운매료매청풍(白雲買了賣淸風)


산진가사철골궁(散盡家私徹骨窮)


유득수간모초옥(留得數間茅草屋)


임별부여병정동(臨別付與丙丁童)



흰 구름을 사려고 맑은 바람을 팔았더니


살림살이가 바닥나서 뼈에 사무치게 궁색하네.


남은 건 두어 칸 띠로 얽은 집 하나뿐이니


세상을 떠나면서 그것마저 불 속에 던지노라.



석옥 청공(石屋 淸珙,1272~1352) 스님의 말씀입니다.






선인(禪人)의 마음이 극치에 이르면 이렇게 된다.


흰 구름이 좋아보여서 그 흰 구름을 사려고 맑은 바람을 팔았다.


가진 것이라고는 옷깃을 스치고 지나가는 한 줄기 맑은 바람뿐이었나보다.


그런데 그 바람은 이미 가버렸고 흰 구름마저 바람 따라 어디론가 흘러가 버렸다.


이것이 석옥 스님의 살림살이다.


그 살림살이가 실은 바닥이 나서 뼈에 사무치게 가난하다.


남은 건 두어 칸 띠로 얽은 집 하나뿐이라고 하였다.


그 집은 무엇인가.


불이 꺼지고 재가 식어 싸늘하게 된 듯한 아무 쓸모없는 깡마른 한 줌 육신이다.


그 육신 이제 이 세상 떠나니 그것마저 불 속에 던져버린다.



(무비 스님 해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