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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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4 털을 몸에 쓰고 뿔을 머리에 이고 저자에 들어오니..

작성자
hhhh
작성일
2018-12-24 09:33
조회
2706

털을 몸에 쓰고 뿔을 머리에 이고 저자에 들어오니


우담바라 꽃이 불속에서 피는구나.


번뇌의 바다에서 비가 되고 이슬이 되며


무명의 산 위에서 구름이 되고 우레가 된다.


확탕지옥 노탄지옥 불어서 소멸시키고


검수지옥 도산지옥도 꾸짖어 없애버리네


무쇠로 된 쇠사슬과 깊고 깊은 관문에 머물지 않고


걸어다니는 다른 동물이 되어 또 윤회를 한다.



披毛戴角入廛來 (피모대각입전래)


優鉢羅華火裏開 (우발라화화리개)


煩惱海中爲雨露 (번뇌해중위우로)


無明山上作雲雷 (무명산상작운뢰)


鑊湯爐炭吹敎滅 (확탕로탄취교멸)


劍樹刀山喝使摧 (검수도산갈사최)


金鎖玄關留不住 (금쇄현관류부주)


行於異類且輪廻 (행어이류차윤회)



∴   십현담(十玄談) 9에서 동안 상찰 (?~961) 스님 말씀입니다.







십현담에서 ‘기틀을 돌리다[廻機]’라는 말은


근원을 움직여 방향을 바꾼다는 의미이다.


마음의 움직임은 곧 온 우주가 움직이는 일이다.


“하나의 나뭇잎이 흔들릴 때 온 우주가 흔들림을 보았다”


이 말씀도 그와 같은 뜻이다.



부처가 몸에 털을 입고 머리에 뿔을 달고


저자거리에 다니는 일은


우담바라가 활활 타는 불 속에서 피는 것과 같다.


우담바라 꽃이 피는 것도 어렵지만,


불 속에서 피어나기란 더욱 어렵고 불가능한 일이다.


기틀을 돌이키는 일이 이와 같다.



번뇌와 무명이란 무엇인가.


무명의 성품이 곧 부처의 성품이며


허망한 이 육신이 그대로 법신이다.


그러니 번뇌와 무명이 얼마나 소중하며


허망한 이 육신이 또한 얼마나 귀중한가.


번뇌가 없는 불성은 없으며 육신이 없는 법신은 없다.


그러하다면 확탕노탄 금수도산이 어디에 존재하겠는가.



(무비스님 해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