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16 천 가지 계교와 만 가지 생각들이..
천 가지 계교와 만 가지 생각들이
모두 뜨거운 화로에 떨어지는 한 점의 눈송이다.
진흙으로 만든 소가 물위를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찢어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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千計萬思量 (천계만사량)
紅爐一點雪 (홍로일점설)
泥牛水上行 (니우수상행)
大地虛空裂 (대지허공렬)
∴ 서산 청허 휴정 스님 말씀입니다.
천 가지 계교와 만 가지 생각들이
뜨거운 화로에 떨어지는 한 점의 눈송이는
일체를 소멸해 버린 절대부정의 상태다.
산은 산이 아니고 물은 물이 아닌 경지다.
절대부정에는 또한 절대긍정이 있다.
그래서 다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인 것이다.
이처럼 절대긍정의 경지를
“진흙으로 만든 소가 물 위를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찢어지더라.”라고
격 밖의 소식처럼 표현했으나 실은 일상사다.
그대로 보고 듣는 일이다.
부르면 대답하고 꼬집으면 아파하는 일일 뿐이다.
긍정과 부정이 원융무애하여 조화를 이룬
서산 스님의 선심(禪心)에서 선행(禪行)을 표현한
한편의 멋진 시다.
(무비스님 해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