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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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31 이 몸 편히 쉴 곳을 찾았었는데..

작성자
hhhh
작성일
2019-02-27 22:58
조회
2277


이 몸 편히 쉴 곳을 찾았었는데


한산이 오래 살기 제일 좋구나.


미풍이 노송에 불어올 때는


가까이서 듣는 소리 더욱 좋아라.


나무 아래 흰머리 노인이 있어


남남남남 노자를 흥얼거리네.


십년 동안 돌아가지 아니했으니


올 때의 그 길을 잊어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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欲得安身處 (욕득안신처)


寒山可長保 (한산가장보)


微風吹幽松 (미풍취유송)


近聽聲愈好 (근청성유호)


下有班白人 (하유반백인)


喃喃讀黃老 (남남독황로)


十年歸不得 (십년귀부득)


忘却來時道 (망각래시도)



∴   한산시(寒山詩)입니다.







선시(禪詩)가 무엇인지 짐작하게 한다.


정말 간결하고 소박하다.


깊고 유현한 맛이 있다.


고고하고 적정하여 가슴이 서늘하다.


선시를 쓰려면 먼저 선인이 되어야 한다.



특히 이 시의 끝


"십년 동안 돌아가지 아니했으니


올 때의 그 길을 잊어 버렸네.“


라는 말은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세상과의 이별이다.


모든 인간적인 것들과의 이별이다.


다시 인간으로 돌아 갈려야 돌아갈 수 없다.


한 번 견성성불(見性成佛)을 해서 생사를 벗어나면


두 번 다시 생사를 헤매지 않는다.


속되게 살려고 해도 그 속된 삶이 무엇인지 모른다.


인간으로 돌아갈 길을 잊었기 때문이다.



(무비스님 해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