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31 이 몸 편히 쉴 곳을 찾았었는데..
이 몸 편히 쉴 곳을 찾았었는데
한산이 오래 살기 제일 좋구나.
미풍이 노송에 불어올 때는
가까이서 듣는 소리 더욱 좋아라.
나무 아래 흰머리 노인이 있어
남남남남 노자를 흥얼거리네.
십년 동안 돌아가지 아니했으니
올 때의 그 길을 잊어 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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欲得安身處 (욕득안신처)
寒山可長保 (한산가장보)
微風吹幽松 (미풍취유송)
近聽聲愈好 (근청성유호)
下有班白人 (하유반백인)
喃喃讀黃老 (남남독황로)
十年歸不得 (십년귀부득)
忘却來時道 (망각래시도)
∴ 한산시(寒山詩)입니다.
선시(禪詩)가 무엇인지 짐작하게 한다.
정말 간결하고 소박하다.
깊고 유현한 맛이 있다.
고고하고 적정하여 가슴이 서늘하다.
선시를 쓰려면 먼저 선인이 되어야 한다.
특히 이 시의 끝
"십년 동안 돌아가지 아니했으니
올 때의 그 길을 잊어 버렸네.“
라는 말은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세상과의 이별이다.
모든 인간적인 것들과의 이별이다.
다시 인간으로 돌아 갈려야 돌아갈 수 없다.
한 번 견성성불(見性成佛)을 해서 생사를 벗어나면
두 번 다시 생사를 헤매지 않는다.
속되게 살려고 해도 그 속된 삶이 무엇인지 모른다.
인간으로 돌아갈 길을 잊었기 때문이다.
(무비스님 해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