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23 두렷이 깨달은 산 가운데 나무 한 그루 있어서..
두렷이 깨달은 산 가운데 나무 한 그루 있어서
꽃은 피었는데 천지가 아직 나눠지기 이전이네.
푸른 색도 아니고 흰 색도 아니고 검은 색도 아닌데
봄바람에도 있지 않고 하늘에도 있지 않네.
-------------------------------------------------------------------------------
圓覺山中生一樹 원각산중생일수
開花天地未分前 개화천지미분전
非靑非白亦非黑 비청비백역비흑
不在春風不在天 부재춘풍부재천
∴ 석문의범에서 석찬 스님의 말씀입니다.
두렷이 깨달은 산이란 다름 아닌 마음의 산이다.
우리들 마음의 산에 나무에 꽃이 피었다.
세존이 영산회상에서 꽃을 들어 보이고
가섭존자가 미소했다는 그 꽃이다.
마음의 본체는 본래로 공적한데 부단히 작용한다.
그 작용은 변화무쌍하고 예측불허다.
그것이 사람의 삶이다.
무엇이라고 규정지을 수 없다.
그렇게 공적하면서 그 작용은 멈추는 법이 없다.
언제부터인지도 모른다.
하늘과 땅이 나눠지기 이전부터 피어 있다고 했으니
청정심체의 그 활발한 작용이 놀랍다.
그리고 그 꽃은 청. 황. 적. 백이 아니다.
무엇이라고 규정지을 수 없는 작용이다.
그 꽃이 봄바람을 타고 핀 것도 아니다.
독존무비다.
세상에 있다고 하는 것은 오직 이것이 있을 뿐이다.
천지가 생기기 이전부터 피어있는 꽃이다.
특히 이 게송은 새벽종성을 할 때 외우는 글이다.
그야말로 천지가 나눠지기 전의 소식이다.
(무비스님 해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