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4/05 일만 나라의 도성은 개미집이요..
일만 나라의 도성은 개미집이요,
일천 가옥의 호걸들은 구더기일세.
창문의 밝은 달을 베게 삼아 누웠는데
끝없는 솔바람소리 가지각각 다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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萬國都城如蟻垤 (만국도성여의질)
千家豪傑若醯鷄 (천가호걸약혜계)
一窓明月淸虛枕 (일창명월청허침)
無限松風韻不齊 (무한송풍운부제)
∴ 서산집에서 청허 휴정 스님 말씀입니다.
서산 스님의 이 시는
1556년 요승 무업(無業)의 무고로
정여립(鄭汝立)의 역모에 연루되었다 하여
투옥되는 데 빌미가 되었다.
높은 산 정상에 올라가면
마을의 가옥들이 마치 개미집처럼 작게 보인다.
그 속에 사는 호걸이래야 별 수 있겠는가.
특히 서산 스님과 같이 세상을 벗어던지고
인간 밖에서 노니는 사람의 눈에야 당연한 것이다.
당신의 큰마음을 노래한 것을
못난 중 무업이
서산 스님을 시기하고 질투한 나머지
나라를 무시하고 관료들을 구더기라고 무고하였다.
또한 정여립의 역모에 가담한 증거라고 하였다.
곧 풀려나기는 했으나 그로 인해
한 편의 시가 세상에 많이 알려지기도 하였다.
(무비스님 해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