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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中道)가 부처님 (성철 큰스님 / 1983년 초파일 법어)

작성자
hhhh
작성일
2021-11-24 21:55
조회
694
 

중도(中道)가 부처님  (1983년 초파일 법어)



중도가 부처님이니 중도를 바로 알면 부처님을 봅니다.

중도는 중간 또는 중용이 아닙니다. 중도는 시비선악 등과 같은 상대적 대립의 양쪽을 버리고 그의 모순과 갈등이 상통하여 융합하는 절대적인 경지입니다.

시비선악 등의 상호 모순된 대립과 투쟁의 세계가 현실의 참모습으로 흔히 생각하지만 이는 허망한 분별로 착각된 거짓 모습입니다.

우주의 실상은 대립의 소멸과 그 융합에 있습니다. 시비(是非)가 융합하여 시(是)가 즉 비(非)요, 비가 즉 시이며, 선악이 융합하여 선이 즉 악이요, 악이 즉 선이니 이것이 원융무애한 중도의 진리입니다.

자연계뿐만 아니라 우주 전체가 모를 때에는 제각각으로 보이지만 알고 보면 모두 일체입니다. 착각된 허망한 분별인 시비선악 등을 고집하여 버리지 않으면 상호 투쟁은 늘 계속되고 끝이 없습니다.

만법이 혼연융합한 중도의 실상을 바로 보면, 모순과 갈등, 대립과 투쟁은 자연히 소멸되고 융합자재한 일대단원(一大團圓)이 있을 뿐입니다. 악한과 성인이 일체이며, 너는 틀리고 나는 옳다 함이 한 이치이니, 호탕한 자유세계에서 어디로 가나 웃음뿐이요, 불평불만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대립이 영영 소멸된 이 세계에는 모두가 중도 아님이 없어서 부처님만으로 가득 차 있으니, 이 중도실상의 부처님 세계가 우주의 본모습입니다.

본래 우리는 평화의 꽃이 만발한 크나큰 낙원에서 살고 있습니다. 시비선악의 양쪽을 버리고 융합자재한 이 중도실상을 바로 봅시다. 여기에서 우리는 영원한 휴전을 하고 절대적 평화의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삼라만상이 일제히 입을 열어 중도를 노래하며 부처님을 찬양하는 이 거룩한 장관 속에서 손에 손을 맞잡고 다 같이 행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