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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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주 : 등에 업힌 어머니가 바짝 마른 솔잎단처럼 너무나 가벼워.. (법정스님)

작성자
hhhh
작성일
2021-03-20 19:14
조회
712
 

어머니가 아무 예고도 없이 내 거처로 불쑥 찾아오신 것은 단 한 번뿐이었다. 광주에서 사실 때인데 고모네 딸을 앞세우고 직접 불일암까지 올라오신 것이다. 내 손으로 밥을 짓고 국을 끓여 점심상을 차려드렸다. 어머니는 아들의 음식 솜씨를 대견스럽게 여기셨다. 그리고 그날로 산을 내려가셨는데, 마침 비가 내린 뒤라 개울물이 불어 노인이 징검다리를 건너기가 위태로웠다. 나는 바짓가랑이를 걷어올리고 어머니를 등에 업고 개울을 건넜다. 등에 업힌 어머니가 바짝 마른 솔잎단처럼 너무나 가벼워 마음이 몹시 아팠었다. 그 가벼움이, 어머니의 실체를 두고두고 생각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