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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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불교 체험기 (보림) - 2008.08.05.

작성자
hhhh
작성일
2019-02-19 16:14
조회
1071


티베트 불교 체험기 10일 (2008.08.05.~ 08.14.) 


 

달라이라마와 자비심의 나라, 티베트

티벳 불교가 탄생한 나라, 티벳은 어떤 나라인가? 다른 나라로부터 침략과 지배를 받았지만 티벳은 예로부터 분명한 독립 국가였다.  중국과는 다른 언어와 법률이 존재하였을 뿐만 아니라 관습과 풍습도 완연히 달랐다. 그런데, 중국으로부터 1950년부터 무력으로 집중 공격을 당했다.  백 만 여명의 민간인이 학살당하고, 6천여 개의 사원이 파괴되었다. 지금은 중국의 시짱 자치구이지만 독립을 향한 티벳 민중의 저항은 끊이질 않는다.  달라이라마는 1960년 인도의 다람살라에 티벳 망명정부를 수립했다.  그곳에서 티벳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달라이라마가 던진 한 말씀이 가슴 속에 오랫동안 굼틀거렸다.

“중국이 저지른 일을 두고 분노하는 것은 한 생의 관점에서는 맞다. 그러나 여러 생을 돌고 도는 관점에서 보면 티베트가 중국에 무력으로 보복한다고 하면 그것은 폭력의 반복에 지나지 않는다. 결국 분노는 고통의 반복을 불러올 뿐이다. 오히려 티벳 민족에 자비심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줬다.” 그릇이 엄청나게 큰 불교, 흔히 말하는 라마불교의 참 모습을 오랫동안 보고 싶어 했다.

 

제1일 : 드디어 티벳불교와 접속하는 날  2008.08.05.(화)

이번 19기 기초반 수행은 10일간 저녁 7시에서 밤 10시까지 하루 3시간씩 진행된다. 온천장에 있는 이절의 이름은 티벳보리선원이다.  선원장은 티벳에서 오신 법생 스님이신데 이 선원의 주지스님이시다.  오늘 수행은 우선 오체투지부터 시작되었다.  오체투지는 양 무릎과 양 팔꿈치, 이마, 이 다섯 부분이 땅 바닥에 닿게 하는 절이다.

이어서 법생 스님은 절하는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하심, 참회, 공경, 가피, 삼매 등의 의미가 있다고 일러주신다. 

오체투지를 하면 우선 마음의 안정을 얻을 수 있단다. 그리고 집중의 상태를 지나 선정의 경지에 이르며 질병까지 치유가 된다고 한다. 오체투지는 빨리, 많이 하는 것보다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무엇보다 귀에 솔깃한 것은 뱃살 빼는데 최고란다.

이어서 법생 스님은 설법하신다. “만일 부처님께서 이 시대에 다시 오신다면 현대인에게 어떤 수행법을 가르쳐주실까. 법생 스님의 스승이신 금보리 상사님의 보리법문은 현대인에게 가장 적합한 수행법이다. 보리법문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실증실수(實證實修) : 실제로 수행하여 실제로 증득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즉신성취(卽身成取) : 수행 즉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심신쌍수(心身雙手) : 몸과 마음을 함께 수행한다.
 
보리선원의 장점은 짧은 기간에 수련생들에게 선정에 들 수 있게 해준다. 잡다한 형식과 곁가지는 다 잘라버린다. 본질적인 핵심으로 바로 치고 들어가 직접 행하게 하고, 느끼게 한다. 스님 말씀에 보리법문은 약사여래 부처님께서 귀의하는 약사법문이란다.
스님의 한국말은 아직 좀 서툴기 때문에 전하는 바가 완벽하게 전해지지 않아 좀 아쉽다.  다라니를 들으며 명상에 잠긴다.  첫 날이라 꼿꼿이 세운 허리도 아프고, 다리도 많이 절인다. 

죽비 같은 것으로 스님이 앉아 있는 의자를 치면서 입으로 후~후~ 기운을 보내주신다.  이것만으로도 함께 수련하는 어느 비구니스님은 몸이 개운해진다고 한다.  약사불을 믿는 스님들은 이 방법으로도 타인의 심신을 풀어줄 수 있는가 보다. 

나는 별 반응이 없다고 하니 나를 위해서 한 번 더 해주신다.  이번에는 아팠던 허리가 좀 괜찮아 지는 것 같기도 하다. 

간신히 밤 10시에 수련을 마치고 바쁜 분들은 바로 집으로 향한다.  같이 공부하게 된 19기 수련생들은 수박과 호박떡을 들며 잠시 얼굴을 익혔다.

 

제2일 : 있을 때 잘 해, 지금 잘 해   2008.08.06.(수)

6시 20분경에 온천장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서둘러 온천시장으로 간다. 바지를 하나 구입하기 위해서이다. 어제 내가 오체투지를 할 때 소리가 나서 다른 수련생에게 방해가 된다고 스님께서 말씀해주셨기 때문이다. 1만 5천을 주고 편안한 보살용 바지를 하나 구입했다. 선원 6층에 들어서니 6시 55분이다. 혼자 오체투지를 해본다. 조금 지나니 오늘은 7층에서 수련이 있단다. 6층엔 심화반 수련이 있는 모양이다. 7층 상사전으로 가서 1시간가량 법생 스님으로부터 강의를 듣는다.

“사람들은 날마다 밤에 잠을 잡니다. 자면서 체력을 회복합니다. 평소 낮 시간에 밤잠처럼 잠을 잘 잘 수 있다면 뇌를 쉬게 하고 개발할 수 있습니다. 깨어 있더라도 자는 상태를 유지하는 방법이 있으면 더 깊은 상태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일단 그 상태를 얻으면 뇌를 개발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집중입니다.

요즘 아이들이 공부하면서 MP3 음악을 동시에 듣습니다. 사람들은 잠이 잘 오지 않을 때 잠을 자기 위해 책을 보고 텔레비전을 보는 것처럼 아이들은 공부할 때 음악을 듣는 것입니다. 본능적으로 아이들은 과학적인 방법을 사용합니다. 처음엔 음악을 듣다가 공부에 빠지면 소리가 나오는 것은 알지만 잊어버리고 집중됩니다. 이처럼 음악을 듣거나 율동을 하여 뇌를 바쁘게 하여 집중을 하게 만듭니다. 보리 명상법의 특성과 매력은 바로 이것입니다. 아주 과학적이고 현대인에게 딱 맞는 수행법입니다.”

그리고 죽어서 천국, 천당 가서 잘 사는 것도 좋지만 살아있는 지금, 이곳에서의 삶이 행복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문이 이어졌다.

보리천정관상법 수행과 대광명수지법 수행에 들어갔다. 수련이 모두 끝나고 난 뒤 식당으로 내려가 수박과 떡을 들며 수련생끼리 다담을 나누다 집으로 왔다.

 

제3일 : 대광명수지법이라..      2008.08.07.(목)

먼저 6층에서 DVD로 대광명수지법을 앉아서 시청하며 마음속으로 따라 해본다. 이어서 일어서서 직접 행한다. 성질 급한 나는 늘 동작이 앞서서 다음 동작을 좀 기다려야 한다. 다시 7층으로 올라가서 강의를 잠시 듣고 보리청정관상법을 수행한다.

이어서 대광명수지법을 수행한다. 뭔가 텅 비워지는 느낌이 좋다. 19기 수련생들의 길 안내 도우미이신 도주 거사님이 일러주신다. 이것을 행할 땐 관상이 중요하며, 이끄는 말에 집중해서 선정에 빠지도록 해야 한다고. ‘아미터’라고 복창할 땐  ‘아’엔 허리중심, ‘미’엔 등 중심, ‘터’엔 머리 쪽으로 관상하면 좋단다.

10시에 수행이 끝났다. 식당에 들러 수련생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함께 수행하시는 스님은 사직동 보림사 도관스님이시다. 정갈한 수행승처럼 보이신다.

 

제4일 : 날마다 샤워하듯 정신수행을 할 것    2008.08.08.(금)

오늘 수련은 두 번의 대광명 수련으로 시작되었다.  그리고 법생 스님의 강의가 이어졌다.

“불법 수행의 방법은 시대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사경과 독경의 의미도 많이 바뀌었다. 부처님 시대의 수행방법과 똑같은 방법은 바쁜 현대인에게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 금보리 상사님의 보리법문은 그런 관점에서 현대인에게 가장 알맞은 법이다. 보리법문에 대해 품는 의심일랑 접어두고 한 번 진실하게 수행해보라. 사과의 맛을 백번 설명 듣는 것보다 한 번 깨물어 맛을 보는 것이 더 낫지 않은가. 그리고 성불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 편안한 마음, 행복한 마음을 갖는 것이 우선 되어야 한다. 날마다 샤워하듯 정신 수행도 이루어져야 한다.”

설법이 끝난 후 약사불 만트라(mantra)가 30분 정도 이어졌다. 

 

제5일 : 상사님의 약사불 다라니로 음성 가피에 흠뻑 젖다  2008.08.09.(토)

오늘은 놀토이다. 오후 4시 조금 넘어 법생 스님이 대광명을 인도하신다. 천음(50분간)으로  마음 비우기를 해본다. 그리고 약사불 다라니를 30분 정도 행한다. 드디어 점심 공양이 다. 검은 콩국수이다. 맛있게 준비해 주신 보살님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공양 후 쉬었다가 대광명을 두 번 수행한다.

그리고 법생스님의 강의가 이어진다. “스님은 한국 불자가 가장 많이 암송하는 반야심경을 언급하신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라밀다이며 선정에 드는 것이라고. 그 반야심경의 사상을 이해하는 것도 훌륭한 일이지만 우선 선정이야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설법하신다. 그래야 업장도 소멸된다.”

보리청정관상법을 수행하고 마지막으로 금보리상사님의 약사불 다라니 음성 가피에 흠뻑 젖는다.

 

제6일 : 시원한 계류에서 알탕을 즐길 수 있는  일요일에.. 2008.08.10.(일)

오늘은 일요일이다. 수련복을 가방에 챙겨 넣고 집을 나와 수영 지하철로 향한다. 배낭을 메고 등산가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띤다. 평소 같으면 나도 저들처럼 산에 가서 푸른 산속을 거닐며, 악의 없이 시시껄렁한 잡담을 나누며, 시원한 계류에서 알탕을 즐길텐데. 무슨 시절인연인지 이 무더운 여름에 티벳 불교 수련에 빠져 갑갑한 선원으로 향하고 있는 나를 바라본다. 오늘 수행은 오전10시부터 5시까지이다.

오전 2시간은 오체투지로 꽉 채워졌다. 그런데 그리 힘들진 않다. 이제는 오체투지를 하는데 자세가 좀 나오는 것 같다. 절할 때 나의 생각이 몸의 자세를 바로 잡으려는 생각에만 머물지 않고 무념으로 옮겨져 가고 있다. 점심은 어제처럼 검은 콩 국수로 했다. 점심 공양 후에 보림사 도관스님의 요가 지도를 조금 받았다. 효과 만점이었다. 이번 수련이 끝나면 스님 절에 가보고 싶다. 우리 19회 기초반 동기들을 초대해서 보림사 향기를 느끼게 해달라고 부탁해봐야겠다. 

오후 수련이 시작되었다. 대광명수지법을 두 번하고 상사님의 약사불 다라니와 서울 각성 스님의 음성 가피를 받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은 법생 스님께서 집중반 지도에 여념이 없어 우리 기초반엔 법문이 따로 없어서 아쉬웠다.

 

제7일 : 대광명 관상의 늪에 빠지다  2008.08.11.(월)

선방에 들어서니 도관스님이 다른 수련생과 함께 가부좌를 하시고 명상하고 있다.  방의 분위기에 팽팽한 긴장감이 묻어난다.  오늘 수련은 7시 5분경부터 시작되었다.  법생 스님이 들어오셔서 대광명수지법 수련을 먼저 하도록 준비해주신다. 

관상의 연못에 빠진다. “연꽃 위에 선다. 연꽃은 진흙 속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나 흙탕물로 더럽혀 지지 않는다. 나도 그럴려면 이슬처럼, 연꽃처럼 살아야 할 일이다. 두 손을 하늘로 향한다. 백색 광명을 받아들이며 내 몸은 정화되어 간다. 양손으로 몸을 가볍게 두드린다. 몸속의 거친 습들을 몸 밖으로 쫓아낸다. 부드러우나 깊은 호흡으로 업장을 허공으로 날려 보낸다. 양손으로 복부 위를 둥글게 돌릴 땐 이미 내 몸은 지수화풍(地水火風)으로 분해되고 입자와 파동으로만 존재한다. ‘아미터’를 복창할 땐 이미 나의 몸과 마음이 텅 비어 있다. ‘아’는 我요, ‘미’는 美요, 터는 場이다. 고로 나라는 존재는 아름다움 그 자체의 장소가 되어 가짐 없는 마음으로 무위의 우주가 되었다. 나는 아름다운 보살이다. 아니 거사인가. 이제 연꽃에서 내려온다. 눈꼬리엔 눈물이 쪼금 묻어나며, 얼굴은 발그레 상기되어 있다.”

법생스님은 오늘 설법을 시작하신다.  “육도윤회, 인과응보, 무상, 그리고 보시의 바른 의미를 강조하신다. 수행자는 한 단계 높은 삶을 살아야 한다. 자비의 에너지엔 힘이 있다. 보시도 과학이다. 강물도 돌고 돌아 나가고, 세상도 돌고 돈다. 들어오는 것은 내 보내야 한다. 그래야 막힘이 없고 다시 채워진다. 오늘은 무려 1시간 30분 동안 계속되었다. 

마지막 30분은 천음으로 채운다. 오늘따라 천음이 예사롭지 않다. 천음을 명상할 땐 내 머리 속 공간은 티벳의 산, 카일라스가 된다. 세상에서 가장 성스러운 산이며, 불멸을 얻은, 깨달은 존재들이 살고 있다는 카일라스 산이다. 가장 맑은 정신으로 천신을 만나러 그 눈 덮인 설산을 오르다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한 인간의 최후 모습을 보는 듯하다. 마지막 4부의 배경은 카일라스 산으로 가는 도중에 만나게 되는 마나사로바 호수이다. 호수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다 고통스럽지만 의미 있는 살아 온 인생의 애증(愛憎)을 노래하는 듯하다.  

 

제8일 : ‘나’라는 우주가 ‘감자’라는 우주를  2008.08.12.(화)

7시에 대광명 수련을 먼저 1번 한다.  이제 자세도 많이 부드러워지고 관상도 그런대로 잘 쫓아가고 있다. 

그리고 스님의 법문이 이어진다.  “말이 유창한 사람들이 많다. 머리에 든 것도 많고. 그러나 그대로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수행을 해야 한다. 그 수행엔 보리수행이 최고다. 육도윤회를 진실하게, 굳게 믿는가. 그렇다면 그 삶은 절실한 삶이다. 보통사람과는 다른 삶이여야 한다. 성불도 좋지만 우선 우리네 삶이 즐겁고 행복할 수 있도록 하자. 나중엔 극락에 가든지 말든지. 우선 이곳에서의 삶이 중요하지 않은가? 이곳에서의 삶이 진정 행복하다면 천당에 갈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행복한 삶을 살 것인가? 여섯 가지가 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우리가 먹는 음식을 조심해야한다.~~~” 재미있고, 자세하게 설법해주셨다. 설법이 끝난 뒤 한 번 더 대광명 수련을 한다. 도주거사님이 내가 호흡할 때 포즈가 너무 크다고 일러준다.

그리고 공지사항을 듣고는 공양간에 들러 감자 한 알을 입 속에 집어넣는다. 나의 그 모습을 내가 바라본다. ‘감자’라는 우주가 ‘나’라는 우주의 목구멍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집으로 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은 그 놈들을 실은 또 하나의 우주인 ‘버스’가 굵은 빗속을 마구 달리고 있다.

 

제8일 : 벽곡 현상이 나타나다   2008.08.13.(수)


어제 밤 10시에 수련을 마치고 공양간으로 내려가 간식을 들며 잠시 다담을 나누었다. 밖에는 비가 마구 내리는데 어떤 차편을 이용해서 집에 갈 지 서로 걱정해주신다. 오늘 보리선원으로 들어서니 노보살님께서 나에게 어제 집으로 잘 갔는지 물어보신다. 이분은 지금 집중반에서 따님과 함께 수행중인 70대 할머니시다. 집에 갈 때 비에 젖지나 않았는지 나를 걱정한 것이다.  고마운 노보살님이시다. 7시에 어김없이 대광명으로 수련을 시작한다. 그리고 법생 스님의 설법이 이어진다.

“어제 설법에 이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여섯 가지를 말씀해 주셨다.  음식, 수면, 운동, 공부, 안정, 마음관리이다.”  우리들이 평소에 대체로 잘 알고 있는 기본적인 것들이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실천이 따르지 않았다.  문제는 언제나 행동으로 옮기는 실천이다.

대광명을 두 번 연달아 수행했다.  우리 기초반 도우미이신 도주처사님께서 우리의 수행 모습이 아주 좋다고 칭찬해 주셨다. 드디어 오늘 모든 수행이 끝났다.

그런데 영도 보살님에게 벽곡 증상이 나타나고 있는 모양이다. 음식을 먹지 않아도 괜찮고, 먹고 싶은 생각도 들지 않는 모양이다. 체중은 수행을 시작한 이래 벌써 3kg 정도 빠졌다고 한다. 우리 기수에서도 벽곡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수행을 철저히 해서 선정에 들면 나타나는 현상이라 나는 믿고 싶다.

무슨 말(뜻) 알아들어요? (법생스님이 많이 사용하시는 표현)

 

제8일 : 빛나는 기초반 졸업식 ^^*   2008.08.14.(목)


오늘 밤엔 우리 19기 수행자들이 업장의 옷을 한 꺼풀씩 벗는다.  먼저 6층에서 심화반 수행자들과 함께 대광명수지법 수련을 두 번 연이어 행한다.  오늘따라 더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  그리곤 다들 둘러앉아서 수행소감을 돌아가면서 이야기 한다.

“난 지난 2월 달에 이미 이곳을 다른 분의 소개로 한 번 다녀간 적이 있다. 티벳불교가 어떠한지 탐색하러. 혹시 이상하게 수행하는 사이비 불교가 아닌 지 의심하며. 그 당시 법당에 처음으로 발을 딛고 느꼈던 정서는 예상한 바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불을 끄고 어두침침한 곳에서 괴기한 음악과 함께 희한한 사람의 음성이 아주 큰 볼룸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우리 한국 사찰의 법당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현장이었다. 그래서 도망치듯 그 곳을 빠져 나왔다. 지금 생각하면 그것은 천음으로 수행하는 중이었다. 이번 수행 중에 개인적으론 대광명보단 천음(天音)수행이 나에겐 더 많이 도움이 된 듯하다. 평소에 나의 생각 - 껍질을 보지 말고 본질을 보라, 말보단 뜻에 의지하라 - 이것이 실생활에서 잘 실천되고 있지 않음을 깨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어쨌든 이 보리법문은 직장 생활을 하는 바쁜 현대인에겐 좋은 수행 방법이라 여겨진다. 왜냐하면, 단기간의 수행을 통해서라도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할 수 있기 때문이고 또한 자비의 마음을 키울 수 있는 가르침이 있기 때문이다. ”

드디어 졸업장을 받았다.  가슴 떨린다.  법생스님 고맙습니다. 

그리고 우리들의 수행에 길잡이를 해주신 수수하기 그지없는 도주처사님, 그리고 공양간의 묵언보살님과 예삐보살님 감사합니다.  또한 우리 19기 수행자들이 원만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서 기도해주신 벽곡회장님, 도안, 도정보살님, 그 외 보리선원에서 수행하시는 모든 분 감사합니다. 

양파껍질처럼 겹겹이 둘러싸인 우리네 업장. 탐진치를 보리선원에 한 줌 내려놓고 갑니다. 법생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