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미셀러니

불교 교리 산책 (목경찬) 17. 고는 마음 작용과 관련이 있다.

작성자
hhhh
작성일
2025-08-07 21:52
조회
198
 

<17> 고는 마음 작용과 관련이 있다


[불교신문 2024.05.03.]


일체개고(一切皆苦, 모든 것이 괴로움이다)는 삼법인(三法印) 가운데 하나다. ‘인(印)’은 인증, 증명의 뜻이다. 따라서 삼법인은 어떤 교설이나 이론을 부처님 가르침으로 인증하는 세 가지 도리를 말한다. 어떤 교설이나 이론이 삼법인의 내용에 맞으면 부처님 가르침이고, 맞지 않으면 부처님 가르침이 아니다. 삼법인은 ‘제행무상(諸行無常), 일체개고(一切皆苦), 제법무아(諸法無我)’, 또는 ‘제행무상, 제법무아, 열반적정(涅槃寂靜)’이다.

그런데 삼법인 가운데 하나인데도 일체개고에 여러 의문이 있다. 이렇게 말하는 이가 있다. “불교에서는 자꾸 고(苦), 고하는데, 무엇이 괴롭다고 하는지 모르겠다. 나는 항상 즐거운데.”

과연 항상 즐거울까. 그리고 불교에서 말하는 고(苦)는 단순하게 괴로움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괴로움을 세 가지로 이야기한다. 고고(苦苦), 괴고(壞苦), 행고(行苦)다. 고고(苦苦)는 그 자체가 괴로움이라는 것이다. 가령 병으로 아프다거나 등등. 괴고(壞苦)는 무너져 없어져 버릴 때 오는 괴로움이다. 사랑하던 사람이 떠났을 때, 잘 나가던 주식이 휴지쪼가리가 되었을 때, 그 그리움과 안타까움으로 인한 괴로움 등등. 행고(行苦)는 항상 하지 않으므로 괴롭다는 것이다. 가령 좋은 시절이 그대로 머물지 않는다는 불안감에서 오는 괴로움 등등. 어찌 보면 행고, 이것이 불교에서 말하는 대표적 괴로움이라 볼 수 있다.

여기서 고고, 괴고, 행고의 의미를 다시 살펴보자. 고고는 병환을 예로 들었고, 괴고는 이별 등을 예로 들었고, 행고는 좋은 시절이 그대로 머물지 않음을 예로 들었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병, 이별, 좋은 시절의 사라짐 등이 절대적인 괴로움은 아니다. 같은 병이라도 어떤 이는 그냥 넘어가는 이도 있고, 어떤 이는 굉장히 괴로워하는 이도 있다. 이별과 좋은 시절도 마찬가지다.

필자는 ‘부처님이라면’ 가정하여 상상하는 경우가 많다. 부처님도 가족과 제자들과 많은 이별을 하셨고, 말년에는 음식으로 병을 얻으셨다. 이별이나 병, 그것이 괴로움이라면 이별과 병을 경험할 때의 부처님도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부처님은 늘 열반의 즐거움에 계신 분이다.

따라서 고는 마음 작용과 관련이 있다. 즉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 하는 마음 작용이 중요하다. 이별이나 병 등은 간접적인 연(緣)이다. 그러한 연(緣)을 바라보는 마음이 직접적인 인(因)이다. 행고가 삼고(三苦) 가운데 대표라고 하였다. 행은 세상의 변화를 말하기도 하지만, 궁극으로는 마음 작용을 뜻한다. 중생이 마음 작용을 일으킬 때, 그 밑바탕에는 어리석음이 전제되어 있다. 이 어리석음을 바탕으로 여러 번뇌가 생긴다. 이러한 번뇌가 삶의 불안정을 일으키므로 모든 것이 괴로움이다. 모든 것이 괴롭다고 하지만, 이때 ‘모든 것’은 번뇌 망상으로 드러난 세상이다.

“마음이 괴롭기에 중생이 괴롭고, 마음이 깨끗하기에 중생이 깨끗하다.”(<잡아함경> 제10권, 무지경(無知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