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셀러니

미셀러니

불교 교리 산책 (목경찬) 6.제행무상(諸行無常)

작성자
hhhh
작성일
2024-12-16 20:36
조회
485


<6>제행무상(諸行無常) [불교신문 2024.02.16.]


제행무상(諸行無常)은 삼법인(三法印) 가운데 하나다. 단순하게 이해하면 ‘모든 것은 항상하지 않다’,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뜻이다. 보통 행을 사물의 변화, 운동, 움직임으로 이해한다. 그리하여 ‘세상 모든 것은 변화, 운동하는 것[제행]이니, 항상한 것이 아니다[무상]’로 받아들인다. 그래서 혹은 이렇게 말한다.

“제행무상은 변화하는 세상의 모습을 말한다.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해가 뜨면 해가 진다. 어린이는 청년이 되고, 노년이 된다. 모든 것은 다 변화한다. 세상은 이처럼 변화하는 것이니, 무엇을 붙잡아 두려고 하지 말라. 붙잡아 두려고 하니, 괴로운 것이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과연 제행무상을 제대로 이해한 것일까. 이러한 풀이를 볼 때 이런 생각을 한다. 과연 부처님 가르침이 이렇게 단순하고 쉬운 것일까. 물론 옛 스승은 깨닫기가 세수하면서 코 만지기보다 쉽다고 하지만.

행을 사물의 변화, 운동, 움직임으로 이해하여 ‘세상 모든 것은 변화, 운동하는 것[제행]이니, 항상한 것이 아니다[무상]’로 받아들인다면, 다음 게송은 이해하기 어렵다.

제행무상(諸行無常) 시생멸법(是生滅法) 생멸멸이(生滅滅已)

적멸위락(寂滅爲樂) 모든 행은 항상함이 없으니, 이는 생겨났다 사라지는 법이라. 생겨나고 사라짐이 사라지면, 고요함을 즐거움으로 삼네. <(대승) 대반열반경> 제13권

이 게송에서 ‘제행무상(諸行無常) 시생멸법(是生滅法)’을 ‘세상의 모든 것은 항상한 것이 없다. 세상 모든 것은 모두 생겨났다 사라지는 것이다’는 뜻으로 이해한다면, ‘생멸멸이(生滅滅已)’는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생겨나고 사라짐이 사라지면’은 무슨 뜻일까?

‘행’을 세상 모든 것의 운동, 변화를 뜻하는 생멸로 이해한다면 절대 풀리지 않는다. 행을 그렇게 이해한다면, ‘생멸이 사라진다(生滅滅已)’는 말은 생멸 즉 운동, 변화가 사라진다는 말이 된다. 그렇게 이해하면 앞에서 예를 든 ‘겨울이 가고 봄이 온다. 해가 뜨고 해가 진다. …’는 어떻게 되는가? 지금 겨울이 그냥 멈춰버린다는 말인가. 아침에 뜬 해가 그냥 중천에 멈춘다는 말인가. 설사 계절이 멈추고 해가 중천에 있게 되면 ‘고요함(열반)을 즐거움으로 삼’게 되는가?

행(行)에 대한 이해가 중요하다. 행은 세상 사물의 운동, 변화가 아니라 분별하는 마음 작용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분별하며 살아간다. 지금 내 앞에 펼쳐진 세상은 내 마음과 별도로 있는 세상 그 자체가 아니라 내 마음의 분별로 인해 나에게 드러난 세상이다.

‘마음 작용으로 드러난 이 세상은 항상함이 없는 것이니[諸行無常], 이는 마음에 의해 생겨났다 사라졌다 하며 나에게 드러난 세상이라[是生滅法]. 이 생겨났다 사라졌다 하는 마음 작용이 일어나지 않으면[生滅滅已], 고요함(열반)을 즐거움으로 삼게 되는 것[寂滅爲樂]’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