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9 몸 전체가 입이 되어 허공에 걸려 있어
通身是口掛虛空 (통신시구괘허공)
不管東西南北風 (불관동서남북풍)
一等與渠談般若 (일등여거담반야)
滴丁東了滴丁東 (적정동료적정동)
몸 전체가 입이 되어 허공에 걸려 있어
동서남북 모든 바람 상관하지 않고
한결같이 어울려서 반야를 노래하네.
뗑그렁, 뗑그렁, 뗑그렁···.
∴ 천동 여정(天童 如淨, 1163~1228) 스님의 말씀입니다.
이 시에서는 풍경소리가 부처님의 설법이다.
처마 끝에 달려 있는 풍경을 밑에서 올려다보면 그 입은 몸 전체다.
아주 크게 열려 있다.
마치 허공에 걸려 있는 것 같다.
바람이 동쪽에서 불어오면 서쪽으로 흔들린다.
서쪽에서 불어오면 동쪽으로 흔들린다.
남쪽에서 불어오면 북쪽으로 흔들린다.
북쪽에서 불어오면 남쪽으로 흔들린다.
어느 방향이든 풍경소리는 똑같이 반야지혜를 설하고 있다.
반야지혜가 아니고서야 저렇게 맑은 소리를 낼 수 있겠는가.
바람소리, 풍경소리가 모두 부처님의 설법소리이다.
낱낱이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이요, 사물마다 그대로 화장세계다.
고요와 탈속, 소박, 간결의 선의(禪意)가 잘 묘사되었다.
(무비 스님 해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