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6 목숨을 버리고 한 번 뚫으면..
목숨을 버리고 한 번 뚫으면
몸까지 뚫고 들어간다.
------------------------------------------------------
拌命一鑽 (반명일찬)
和身透入 (화신투입)
∴ 선요에서 고봉 원묘 스님 말씀입니다.
간화선 공부에 대해 설명한 말이다.
선요에서 참선 공부를 이렇게 비유하였다.
모기가 무쇠로 만든 소의 등에 올라가서
모기의 그 연약한 침으로
두꺼운 무쇠 판을 뚫는 것과 같다.
아무리 뚫어도 도저히 뚫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뚫어야 한다.
만약 그 쇠판을 뚫지 못하면
한갓 배고픈 모기에 불과하다.
기어이 무쇠로 된 소의 등판을 뚫고
피를 빨아 먹어야 할 일을 다 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으로
“모든 생애를 다 바치고 목숨을 버려서
뚫고 또 뚫다보면
어느 날 침만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몸 전체가 통째로 뚫고 들어가게 된다.”
라고 한다.
전통 간화선의 공부가 이 과정을 밟지 못하면
그 최종 경계선에 이르지 못한다.
이 일은 대단히 어렵다.
좌선을 하는 동안 열 시간이든지 스무 시간이든지
망상이 하나도 없이 화두가 한결같아야 한다.
동정일여(動靜一如)가 되어야 한다.
몽중일여(夢中一如)가 되어야 한다.
오매일여(寤寐一如)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모두 끝내야
비로소 깨달음이 온다고 가르치고 있다.
하루에 단 10분도 화두일념이 안 되는
생각이 산만한 현대인들에겐 불가능한 일이다.
그야말로 모기가 무쇠철판을 뚫는 일이다.
다행히 그 철판을 뚫고 들어가기만 하면
대자유를 누리면서 사는 길이 열린다.
(무비스님 해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