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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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6 나뭇가지를 잡는 것은 족히 기이한 일이 아니니..

작성자
hhhh
작성일
2019-04-16 15:24
조회
2120

나뭇가지를 잡는 것은 족히 기이한 일이 아니니


벼랑에서 손을 놓아야 비로소 장부로다.


물은 차고 밤도 싸늘하여 고기 찾기 어려우니


빈 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오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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得樹攀枝未足奇 (득수반지미족기)


懸崖撒水丈夫兒 (현애살수장부아)


水寒夜冷魚難覓 (수한야냉어난멱)


留得空船載月歸 (유득공선재월귀)



∴   야보 도천 스님 말씀입니다.







진리나 도를 마음에 잡아 두는 것은 장한 일이다.


마치 높은 벼랑에 나뭇가지를 잡고 매달리는 것과 같이.


그러나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비로소 장부가 할 일을 마쳤다고 할 수 있다.


법이나 진리나 도마저도 마음에 남아 있지 않아야 한다.


마치 나뭇가지를 잡고 있던 손을 놓아버려야 한다.


즉 크게 죽어야 제대로 사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이러한 선심(禪心)을 아무리 설해야 아는 이가 없으니,


부처님도 수보리도 또한 야보 스님도 외로울 뿐이다.


고기를 잡으러 갔다가 물은 차고


고기는 물지를 않아 할 일 없이


빈 배에 달빛만 가득 싣고 돌아올 수밖에.


그러나 알아듣는 이가 없어도 이러한 선경이 있는 데야


그 아름다운 경치를 숨길 수가 없다.



(무비스님 해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