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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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30 청산이 좋다고 말하지 마라..

작성자
hhhh
작성일
2019-04-30 08:23
조회
2008


중아, 청산이 좋다고 말하지 마시오.


산이 좋은데 왜 다시 산에서 나오는가요.


뒷날 나의 자취를 잘 지켜보시오.


나는 청산에 들어가서 다시는 나오지 않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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僧乎莫道靑山好 (승호막도청산호)


山好如何復出山 (산호여하부출산)


試看他日吾踵迹 (시간타일오종적)


一入靑山更不還 (일입청산경불환)



∴   고운 최치원의 말씀입니다.







최치원 선생은 난세를 비관하여 유랑하다가


가야산 해인사에서 여생을 마쳤다.



세상과 인생을 버리고 입산하다가 홍류동에서


산을 내려오는 스님들을 만났다.


산이 좋아 산에 들어가서 산다는 사람들이


다시 산을 내려오니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세상을 등지고 산으로 들어가는


고운 선생에게는 충격적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지은 시다.



산에 들어간 이후 다시는 세속에 내려오지 않고


뒷날 신선이 되었다는 말만 전해질 뿐이다.



필자는 어려서 가야산 해인사에서 살았다.


강원을 거쳐 선방에 들어가서


이 시를 외면서 크게 깨닫기 전에는


산을 내려가지 않으리라는 결심을 하였다.


깨닫기 위해서 모든 것을 포기하였다.


이 시를 반야심경보다도 더 많이 읊조리면서


인간이기를 포기하고 또 포기하였다.


깨닫기를 다짐하고 또 다짐하였다.


붓도 꺾어 버리고 노트도 불살라버렸다.


참으로 깊은 인연이 있는 시다.



(무비스님 해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