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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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주 : 어떻게 해야 그 바다에 이를지 (법정스님)

작성자
hhhh
작성일
2021-05-24 22:26
조회
716
 

어떤 강물이 있었다. 이 강물은 깊은 산 속에서 발원하여 험준한 산골짜기를 지나고 폭포를 거쳐 산자락을 돌아서 들녘으로 나온다.

세상의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면서 흘러 다니다가 어느 날 모래와 자갈로 된 사막을 만나게 된다. 사막 너머에는 강물의 종착지인 바다가 출렁이고 있었지만, 어떻게 해야 그 바다에 이를지 강물은 당황하게 된다.

바다로 합류하려면 기필코 그 사막을 건너야만 한다. 강물은 마음을 가다듬고 사막을 향해 힘껏 돌진해 간다. 그러나 사막과 마주치는 순간 강물은 소리없이 모래에 빨려 들어가고 만다.

강물은 정신이 번쩍 든다. 어떻게 하면 이 사막을 무난히 건널 수 있을까? 골똘히 생각에 잠긴다. 이때 사막 한가운데서 이런 목소리가 들려온다.

"네 자신을 증발시켜 바람에 네 몸을 맡겨라. 바람은 사막 저편에서 너를 비로 뿌려줄 것이다. 그렇게 되면 너는 다시 강물이 되어 바다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수피즘(회교 신비주의)의 우화에서 법정스님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