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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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주 : 개망초, 오늘 하루 명상의 실마리가 되었다. (법정스님)

작성자
hhhh
작성일
2023-02-27 23:08
조회
203
 

오늘 아침 뒤꼍에서 개망초를 꺾어다 오지항아리에 꽂았더니 볼만하다. 아니, 볼만하다가 아니라 볼수록 아주 곱다.

개망초는 산자락이나 밭두둑 어디서나 마주치는 흔한 꽃이다. 너무 흔하기 때문에 꽃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 스치고 지나면서 눈여겨보지 못했는데 가까이서 두고 보니 아주 사랑스런 꽃이다.

꽃이 흰빛인 줄만 알았는데 가까이서 보면 눈에 띌 듯 말 듯 연한 보랏빛을 머금고 있다. 그리고 그 어떤 화병보다도 오지항아리하고 잘 어울린다. 이런 걸 찰떡궁합이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어디서나 지천으로 피어 있기 때문에 개망초의 아름다움을 미처 몰랐는데 잘 어울리는 그릇을 만나자 꽃은 가려진 자신의 속뜰을 활짝 열어 보이고 있다.

이 일이 오늘 하루 명상의 실마리가 되었다. (법정스님)